AI 시대, 스토리텔링이 가야할 길_북로커 시리즈

소보로
2025-12-04

2025년 하반기 경원동# ’우주소보로문고‘ 책장주이자 북로커로서 진행했던 'AI 시대의 스토리텔링‘ 강연 소식 전합니다. 사실 이번 강연은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작가를 모시고 작가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자연스럽게 작가의 창작론이나 세계관을 엿보는 시간이 일반적이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프롬‘의 AI 디렉터 김우정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우정 대표는 원래 PR과 홍보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다 웹툰,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해오던 분입니다. 하지만 AI 출현 후 모든 일을 그만두고 AI를 파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루가 달리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AI 기술의 양상을 지켜본 김우정 대표는 앞으로 콘텐츠 창작 분야에서 AI와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답을 아는 듯 보였습니다.

0114e8ace975e.jpg

 

강연은 충격적인 뉴스로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 작가와 AI의 단편 소설 창작 대결 실험에서 AI가 인간을 이겼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심사위원은 AI가 쓴 작품에 점수를 더 줬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우정 대표는 "AI가 소설이라는 스토리텔링의 최고봉까지 끝장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AI와 인간의 대결은 이미 의미가 없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면서 증명했죠.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AI를 활용해야 할까요? 김우정 대표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대화하지 마세요. 조종하세요." 사람들은 AI와 대화를 하거나 검색을 하면서 아까운 토큰을 낭비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챗GPT‘의 '챗'은 마케팅 전략일 뿐, AI는 대화 상대가 아니라 명령하고 조종해야 하는 기계라는 겁니 다. 그러니까 AI의 본질은 도구입니다.

9b7c73c63400d.jpg

 
강연에서 청중들이 가장 흥미를 보인 내용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프롬프트 설계 방법이었습니다. 프롬프트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지시문, 입력 데이터, 맥락(COT), 출력물. 예를 들어 로그라인을 작성한다면, "로그라인 작성"이라는 지시문에 스토리 내용을 설명하고, 참고할 영화 시나리오를 첨부하고, 기생충 로그라인 같은 예시로 맥락을 준 후 실행 명령을 내리는 식입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AI에게 롤을 부여하고 임무를 주고는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고 합니다.

 

5e221c2578750.jpg

 
많은 사람이 말합니다. 아직까지는 AI가 아무리 소설을 쓰고 시나리오를 쓸 줄 알아도 결국 기획과 마무리는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겨놓아야 한다고 말이죠. 실제로 지금까지 AI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전형적입니다. 매끄럽지만 뭔가 임팩트가 부족하지요. 그러니까 결국은 인간의 터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이런 문제도 해결되리라 보입니다. 아이디어를 도출하거나 문장을 다듬는 작업도 AI가 인간보다 잘 하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창작자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안목을 키우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AI가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지만 그 결과물이 과연 인간의 감정을 파고드는 좋은 작품인지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이 없다면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작가로서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고 인간과 사회를 탐구해야 합니다. 장강명 작가의 <먼저 온 미래>에 의하면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후 요즘 바둑계는 더욱 정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AI와의 대결에서 다시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죠.

누군가는 AI를 두려워하고, 또 누군가는 AI로 도래할 희망찬 미래에 들뜨기도 하지만 적어도 하나만큼은 확실합니다. 인간의 스토리텔링은 끝난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토리텔링이 인류 최초의 미디어였던 것처럼 이야기를 간직하는 한 우리는 인간입니다.